[고전산문] 옛사람은 문장을 지을 때 반드시 정성을 다하였다

구양공(歐陽公 송(宋) 나라 구양수(歐陽脩))이 만년(晚年)에 이르러 평생 동안 자기가 지은 글을 스스로 정리해 놓았으니, 지금의 이른바 《거사집(居士集)*》이라는 것이 그것인데, 왕왕 한 편의 글을 두고 몇십 번이나 읽으면서도 며칠이 지나도록 그 글을 문집 속에 수록할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고민하기도 하였다. 


또 백낙천(白樂天 낙천은 당(唐) 나라 백거이(白居易)의 자(字)임)의 시로 말하면 막힘이 없이 유창(流暢)하기만 하여 글을 다듬느라 고심(苦心)하는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도 보이지만, 뒤에 그 초본(抄本)을 얻어 보니 뜯어고친 흔적이 낭자하더라는 이야기도 전해 온다. 결코 허술하게 넘기려 하지 않았던 옛사람의 문장에 대한 이러한 태도야말로 우리들이 가슴에 새겨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역자 주]거사집(居士集) : 구양수의 만년의 자호(自號)가 육일거사(六一居士)이다.


 - 장유(張維, 1587~1638), '옛사람은 문장을 지을 때 반드시 정성을 다하였다(古人於文章必有致意)',『계곡집(谿谷集)』/계곡만필(谿谷漫筆) 제1권/만필(漫筆)-

 

▲원글출처: ⓒ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현 (역) ┃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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