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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서무당남귀서(送徐無黨南歸序):사람된 삶의 우선순위

풀 나무 새 짐승 등의 사물됨과 여러 사람들의 인간됨의 성격은 그들이 사는데 있어서는 비록 서로가 다르나 죽는데 있어서는 서로 같다. 한결같이 썩어문들어져 결국은 그 존재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러 사람들 중에는 성현(聖賢, 성인과 현인)이란 사람이 있는데, 역시 그들도 세상에 살고 있다가 죽어버린다. 그러나 풀 나무 새 짐승 및 보통 사람들과 유독 다른 점은 비록 몸은 죽어도 그 이름은 사라지지 않고 오래 갈수록 더욱 그 존재가 두드러지는 것이다. 그들이 성인과 현인이라 불리게 되는 까닭은, 수신(修身, 마음과 몸을 닦음)하여 덕행을 실천하고(修之於身 수지어신), 중요한 일에 종사하여 공업(공적인 업적)을 이루고(施之於事 시지어사), 또 그것을 말로 표현하여 글로 적어놓았기(見之於言 견지어..

쉬파리가 밉다

쉬파리야, 쉬파리야, 네가 그렇게 살아가는 것을 나는 슬퍼한다. 벌이나 전갈같이 독있는 꼬리도 없고, 또 모기나 등에처럼 날카로운 부리도 없어서, 다행히 사람들이 무서워하지는 않지만, 어찌하여 사람들이 좋아하는 존재가 되지 못하는가? 네 모양이 지극히 작으니 네 욕심도 쉽게 채워진다. 술잔에 남은 찌꺼기나 도마 위에 남은 버린 고기 정도에도 족하지 않나? 네가 발로 디딛는 바가 아주 미소하여 너무 많으면 감당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무엇이 부족하길래, 대체 무엇을 구하길래 종일토록 괴롭게 윙윙거리며 쫒아 다니느냐? 냄새 따라 향내 찾아 이르지 못하는 곳이 없구나. 아주 잠깐 사이에 떼거지로 모여드는 것은 누군가가 서로 일러주기 때문인가? 생물들 중에서 비록 미미한 존재이긴 하나, 그것이 끼치는 해는 지극히..

동심설(童心說)-이지(李贄)

동심설(童心說)(龍洞山人)은 그의 서상기(西廂記) 끝 부분에서 말하기를, "뭔가를 아는 사람이라면 나에게 아직 동심이 남아 있다고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대저 동심이란 진실한 마음이다. 만약 동심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이는 진실한 마음을 가질 수 없다는 말이 된다.무릇 동심이란 거짓을 끊어버린 순진함으로, 사람이 태어나서 처음 갖게 되는 본심을 말한다. 동심을 잃게 되면 진심이 없어지게 되고, 진심이 없어지면 진실한 인간성도 잃어버리게 된다. 사람이 진실하지 않으면 최초의 본래의 마음을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것이다.어린아이는 사람의 처음 모습이며, 동심은 마음의 처음 모습이다. 대저 최초의 마음이 어찌하여 없어질 수 있는 것이며, 그리고 동심은 왜 느닷없이 사라지고 마는 것일까? 원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