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섬김의 세 등급 / 최한기
Posted by 優拙堂
재물로 남을 섬기는 것은 하등(下等)이요, 일로 남을 섬기는 것은 중등(中等)이요, 도리로 남을 섬기는 것은 상등(上等)이니, 남 섬기는 것을 보아서 그 사람됨을 볼 수 있다. 남을 섬기는 것은 결국 남을 위해서 섬기는 것이 아니고 실은 자기를 위해서 남을 섬기게 되는 것이다. 먼저 노력을 들이고 뒤에 성과를 얻는 것은 인도(人道, 사람됨의 도리)의 당연함이요, 겸손과 공손한 태도로써 남에게 굽히는 것은 사세(事勢, 일이 되어가는 상황 혹은 형편)의 순탄한 바이다. 도리로 섬기거나 일로 섬기지 않고 오직 재물로만 남을 섬긴다면 뇌물이 성행하게 되고 사특한 길이 트이게 된다. 남을 섬기는 자는 그 소원을 얻기 위해서요, 섬김을 받는 자는 남에게 매수된 바 되므로, 자기만이 그릇될 뿐 아니라 또한 남으로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