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두 갈래 길
Posted by 優拙堂
내 소싯 적에 사서(史書)를 읽으면서, 옛 분들이 고난의 시기를 당하여서도 훌쩍 떠나지 못하고 두리번거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음을 보아왔는데, 아부 잘하고 속세에 푹 빠진 자야 말하잘 것도 없지마는 명현(사리가 밝고 어진 사람, 明賢 또는 名賢)이라는 이도 준사(俊士, 재주와 슬기가 매우 뛰어난 사람)ㆍ철인(哲人,품성이 어질고 사리에 밝은 사람)도 가끔은 그 오욕을 면하지 못한 이가 있었으며, 더러는 불결한 세상이 싫어서 매미처럼 청고하게 속세 밖을 떠돌면서 자기 자신을 세상 밖에다 내놔 버린 이도 있었다. 따라서 그들이 취한 길은 비록 각기 다르지만 그들 세상살이가 불행했던 점은 같은 것으로 그 마음과 자취를 더듬어 볼 때 사실 슬픈 점이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내 저으기 그 두 길을 놓고 혼자서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