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 /명심보감

[고전산문] 입과 혀 / 명심보감

優拙堂 2018. 9. 29. 18:32

유회(劉會)가 말하였다.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말하지 아니함만 못하다.” 한 마디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천 마디 말이 쓸모 없다. 군평(君平)이 말하였다. “입과 혀는 재앙과 근심의 문(門)이요, 몸을 망치는 도끼이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은 따뜻하기 솜과 같고, 사람을 상하게 하는 말은 날카롭기가 가시 같아서, 한 마디 말이 사람을 이롭게 함은 소중한 것이 천금으로 값나가고, 한 마디 말이 사람을 속상하게 함은 아프기가 칼로 베는 것과 같다. 입은 바로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요 말은 바로 혀를 베는 칼이니, 입을 막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가는 곳마다 확고할 것이다.

사람을 만나거든 우선 말을 3할(三割, 1/3)만 하되 자기가 지니고 있는 한 조각 마음을 다 털어 버리지 말지니, 호랑이의 세 개의 입을 두려워하지 말고 단지 사람의 두 마음을 두려워하라. 술은 나를 알아주는 친구를 만나면 천 잔도 적고, 말은 기회를 맞추지 않으면 한 마디도 많다.
《언어편(言語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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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말하였다. “선한 사람과 같이 거처하면 지초(芝草)와 난초(蘭草)가 있는 방안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냄새를 맡지 못하나 곧 그 향기와 더불어 동화(同化)되고, 선하지 못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생선 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악취를 맡지 못하나 또한 그 냄새와 더불어 동화되나니, 붉은 단사(丹砂)를 지니면 붉어지고 검은 옻을 지니면 검어진다. 그러므로 군자(君子)는 반드시 그 더불어 사는 자를 삼가야 한다.”

가어《家語,
공자가어》에 말하였다. “좋은 사람과 동행하면 마치 안개 속을 가는 것과 같아서 비록 옷은 젖지 않더라도 때때로 윤택함이 있고, 무식한 사람과 동행하면 마치 뒷간에 앉은 것 같아서 비록 옷은 더럽히지 않더라도 때때로 그 냄새를 맡게 된다.” 공자가 말하였다. “안평중(晏平仲, 제나라의 재상 '안영')은 사람과 사귀기를 잘한다. 오래되어도 공경하는구나.”

서로 얼굴을 아는 사람은 온 세상에 가득하지만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몇이나 될 수 있겠는가? 술이나 음식을 함께할 때 형제 같은 친구는 많으나, 급하고 어려울 때 도와줄 친구는 하나도 없다.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은 심으려 하지 말고, 의리 없는 친구는 사귀지 말라.

군자의 사귐은 담박하기가 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콤하기가 단술 같다. 길이 멀어야 말(馬)의 힘을 알고, 날이 오래되어야 사람의 마음을 본다.
《교우편(交友篇)

-명심보감(明心寶鑑), '언어편'(言語篇)', 교우편'(交友篇)-


▲글출처: 동양고전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