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백성을 위하고 염려하는 일 / 이현일
Posted by 優拙堂
왕이 된 자는 백성을 하늘로 삼고, 백성은 먹을거리를 하늘로 삼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고로 인성(仁聖)한 임금은 백성과 먹을거리를 중하게 여기지 않은 적이 없어서 재물을 만들어 내고 식량을 풍족하게 하는 방도에 그 힘을 다하지 않은 바가 없었고, 또 반드시 예비로 저축하여 어렵고 위급할 때를 대비하였다. 주(周)나라에서 현(縣)과 도(都)에 축적해 둔 것과 수(隋)나라와 당(唐)나라에서 의창(義倉)에 비축해 둔 것이 모두 흉년과 재해를 대비하는 것이었으니, 백성을 위해 염려한 것이 치밀하고 극진하지 않은가. 천재(天災)가 유행하여 사방이 번갈아 가며 흉년이 들어 새 곡식이 나오기 전에 묵은 곡식이 떨어져 공사(公私) 간에 모두 고갈되었고, 심지어 전답을 팔고 자식을 팔아도 먹고살 수 없어서 쪽박을 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