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감사론(監司論): 큰 도적을 제거하지 않으면 백성이 다 죽을 것이다
Posted by 優拙堂
밤에 담구멍을 뚫고 문고리를 따고 들어가서 주머니를 뒤지고 상자를 열어 의복ㆍ이불ㆍ제기(祭器)ㆍ술그릇 등을 훔치기도 하고 가마솥을 떼어 메고 도망하는 자가 도적인가? 아니다. 이는 굶주린 자가 배고픈 나머지 저지른 것이다. 칼과 몽둥이를 품에 품고 길목에 기다리고 있다가 길가는 사람을 가로막고 소ㆍ말과 돈을 빼앗은 다음 그 사람을 찔러 죽임으로써 증거를 없앤 자가 도적인가? 아니다. 이는 단지 본성(本性)을 잃은 어리석은 자의 소행일 뿐이다. 수놓은 언치를 깐 준마를 타고 하인 수십 명을 데리고 가서 횃불을 벌여 세우고 창과 칼을 벌여 세운 다음 부잣집을 골라 곧장 마루로 올라가 주인을 포박, 재물이 들어 있는 창고를 전부 털고 나서는 창고를 불사른 다음 감히 말하지 못하도록 거듭 다짐을 받는 자가 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