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사람의 근본(原人) / 한유

위에 형상(形象)을 이루어 나타나 있는 것을 하늘이라 하고 아래에 형상을 이루어 나타나 있는 것을 땅이라 한다. 하늘과 땅 사이에 생명을 부여 받은 것을 모두 사람(人)이라 한다. 위에서 형상을 이룬 해와 달과 별은 모두 하늘에 해당한다. 아래에 형상을 이룬 풀과 나무와 산과 강 등은 모두 땅에 해당하는 것들이며,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이민족(夷)과 야만족(狄), 온갖 날짐승과 길짐승들(禽獸)은 모두 생명을 부여받은 것들로 사람에 해당한다. 그렇다고해서, 만일 내가 짐승(禽獸)을 사람이라 칭하면 되겠는가? "안 된다"고 할 것이다. 산(山)을 가리키며 “산인가?”라고 물으면 산이라고 말해도 된다. 산에는 풀과 나무와 새와 짐승이 있지만, 이를 모두 포함하여 말할 때는 산(山)이라 표현해도 된다.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