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되고 올바른 식견은 중간에 있다

자무(子務)와 자혜(子惠)가 밖에 나가 노니다가 비단옷을 입은 소경을 보았다. 자혜가 서글피 한숨지으며, “아, 자기 몸에 지니고 있으면서도 자기 눈으로 보지를 못하는구나.” 하자, 자무가, “비단옷 입고 밤길을 걷는 자와 비교하면 어느 편이 낫겠는가?” 하였다. 그래서 마침내 청허선생(聽虛先生)에게 함께 가서 물어보았더니, 선생이 손을 내저으며, “나도 모르겠네, 나도 몰라.”하였다. 옛날에 황희(黃喜) 정승이 공무를 마치고 돌아오자 그 딸이 맞이하며 묻기를, “아버님께서 이〔蝨〕를 아십니까? 이는 어디서 생기는 것입니까? 옷에서 생기지요?” 하니, “그렇단다.” 하므로 딸이 웃으며, “내가 확실히 이겼다.” 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며느리가 묻기를, “이는 살에서 생기는 게 아닙니까?” 하니,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