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뜬구름을 생각하는 까닭은 / 이색
Posted by 優拙堂
화엄종의 중 의공(宜公)이 저번에 나에게 시(詩)를 보내 왔다. 그 시를 음미하고 나는 시 잘 짓는 중을 만났다고 생각하였다. 서로 헤어진 지 오래되었더니 옥천사(玉泉寺)에 머무르면서 나에게 수백 마디의 말을 쓴 편지를 부쳐 왔다. 뜻하는 바와 표현이 바로 문인(文人)과 더불어 거의 차이가 없었다. 나는 곧 의공(宜公)이 시문(詩文)에 뜻이 매우 두텁다는 것을 알았다. 만나서 그의 말을 듣고 싶은 지 오래였다. 금년 여름에 서울로 찾아와서 말하기를, “나는 구름(雲)으로 나의 마룻방의 이름을 붙였으니, 선생의 기문을 청합니다.” 하였다. 내가 이미 그의 논의를 들으려고 하였으므로 곧 운헌(雲軒)이라고 이름을 지은 뜻에 대해 묻기를, “공은 어찌 색(色)ㆍ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의 장애를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