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바르게 서야할 근본 세 가지 / 신흠

예의와 법도는 가르침에서 나온 것이지만 먼저 할 바는 아니고 형명(刑名)과 비상(比詳)*은 정사(政事, 정치, 나라와 백성을 다스림)에서 나온 것이지만 힘쓸 바는 아니고 삼군(三軍)과 오병(五兵 5종의병기)은 법률에서 나온 것이지만 긴요한 것은 아니고 돈ㆍ비단ㆍ곡식은 용도에 필요하지만 급한 것은 아니다. 예의와 법도일 뿐이라고 한다면 두 손을 잡고 꿇어 앉는 것으로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며, 형명과 비상일 뿐이라고 한다면 수갑과 형틀로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며, 삼군 오병일 뿐이라고 한다면 긴 창과 큰 칼로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며, 돈ㆍ비단ㆍ곡식일 뿐이라고 한다면 말ㆍ휘ㆍ저울로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니, 이 네 가지는 끝이지 근본이 아니며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섬기는 바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