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차라리 스스로 잊는 것이 낫다 / 이익
Posted by 優拙堂
사람이 친애하는 것을 가깝다고 하고, 가깝다는 것과 반대되는 것을 소원하다고 하는데, 소원함이 심해지면 더러 저버려 절교하고 아예 생각지 않는 데까지 이르기도 한다. 그렇게 된 자는 무릇 좋고 나쁨, 근심과 즐거움이 있어도 아득히 그 기쁨과 슬픔의 감정이 일어나지 않아서 마치 마비된 몸이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너무나 잘못된 것이 아니겠는가. 내가 사귀는 벗인 윤 상사(尹上舍) 모씨가 자신의 당(堂)에 양기(兩棄)라고 편액을 달았는데, 그 뜻은 “세상의 서로 친하고 편드는 이들은 부귀와 영화를 위하는 데 불과하니, 분주히 다니면서 즐거움을 나누고 사사로운 이익이 관련되면 절절하여 버리지 못한다. 이것이 비록 빈틈없이 결속한 듯이 보이지만, 그 마음은 단 하루도 이반(離反, 사이가 벌어져 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