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있고 없음의 유무
Posted by 優拙堂
이 세상에는 있지만 없는 것이 있다. 없지만 있는 것도 있다. 있음에도 가지지 못해서 없는 것은, 있지만 없는 것이다. 없음에도 가질 수 있어서 본래부터 있는 것은, 없지만 있는 것이다. 진실로 그 있는 것에서부터 미루어 헤아려 있는 것을 없이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에 있고 없음의 유무는 모두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여기 한 사람이 있다. 세상 모든 것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많이 가진 것은 오직 옛사람들의 책뿐인 사람이 있다. 어려운 시절을 만나 후미지고 외진 곳에 살게 되니, 예전에는 있던 것들이 지금은 많지 않다. 선비 중에 책이 없는 사람은 갖고 싶지만 얻지 못한다. 있지만 그가 사는 지역에는 없는 까닭이다. 있지만 없는 이것은 마치 세상의 것에 어두운 것과 같다. 이 어찌 애석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