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대추나무 가시끝에 조각하기 / 한비자

어떤 송나라 사람이 연왕에게 찾아와 간청하기를, 대추나무의 가시 끝에 암컷 원숭이를 조각하여 연왕에게 바치겠노라 하였다. 다만 나무 가시끝에 조각된 원숭이를 볼려면, 3개월 동안 목욕재계를 해야 볼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를 신기하게 여긴 연왕은 나무 가시끝에 조각된 원숭이를 보고 싶어했다. 그래서 연왕은 그에게 3승의 땅*을 하사하였다. 연왕을 가까이서 섬기는 궁궐의 대장장이가 이 상황을 지켜보다가 연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군주가 열흘 동안이나 목욕 재계하며 연회를 열지 않은 일을 들어 본적이 없습니다. 왕께 장담한 그 송나라 사람이 3개월동안 몸과 마음을 깨끗히 하는 기한을 정한 까닭은, 임금님께서 그토록 오랫 동안 재계하면서까지 쓸모 없는 물건을 구경할 생각은 못할 것이라 미리 짐작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