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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산문] 변할 수 없는 것 / 이덕무

사람이란 변할 수 있는 것일까? 변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변할 수 없는 것도 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어려서부터 장난을 하지 않고 망령되고 허탄하지 않으며 성실하고 삼가며 단정하고 정성스러웠는데, 자라서 어떤 사람이 권하여 말하기를, “너는 세속과 화합하지 못하니 세속에서 너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하므로 그도 그렇게 생각하여, 입으로는 저속하고 상스러운 이야기를 하고, 몸으로는 경망하고 부화(浮華, 실속없이 겉치레를 화려하게 꾸미는 것)한 일을 행하였다. 이와 같이 하기를 3일쯤 하고는 축연(蹙然)히(문득) 기쁘지 않아서 말하기를, “내 마음은 변할 수 없다. 3일 전에는 내 마음이 든든한 듯하더니 3일 후에는 마음이 텅 빈 것 같다.” 하고는 드디어 처음으로 되돌아갔다. 이욕을 말하면 기운이 없어..

벗을 사귀고 사람을 대하는 도리 (사소절, 交接 교접)

벼슬로 서로 유혹하는 사람은 벗이 아니요, 권세와 이익으로 서로 의지하는 사람은 벗이 아니요, 장기 바둑이나 놓고 술이나 마시고 해학하며 떠들썩하게 웃는 사람은 벗이 아니요, 시문(詩文)ㆍ서화(書畫)ㆍ기예(技藝)로 서로 잘한다고 허여하는 사람은 벗이 아니다. 아! 오늘날의 이른바 우도(友道)란 것을 내가 매우 슬퍼하는 바이다. 겸손하고 공손하며 아담하고 조심하며 진실하고 꾸밈이 없으며 명절(名節)을 서로 부지하고 과실(過失)을 서로 경계하며, 담박하여 바라는 바가 없고 죽음에 임하여 의리를 저버리지 않는 사람이 참된 벗이다. 거짓된 인품은 사람을 많이 상대할수록 더욱 교활해지고, 참된 인품은 사람을 많이 상대할수록 더욱 숙련(신중하고 진지함)해진다. 진중순(陳仲醇)은 이렇게 말했다. “공자는 ‘대인(大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