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마음 속에 축적된 것이 글로 표현된다 / 이지(이탁오)
Posted by 優拙堂
세상의 정말 글 잘하는 사람은 모두가 처음부터 문학에 뜻을 둔 것은 아니었다. 가슴속에 차마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괴이한 일들이 무수히 고여 있고, 그의 목구멍에는 말하고 싶지만 감히 토해낼 수 없는 말들이 걸려있다. 입가에는 또 말로 꺼내놓고 싶지만 무슨 말로 형용해야 좋을지 알 수 없는 것이 허다하다. 그런 말들이 오랜 세월 마음속에 축적되면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형세가 된다. 그리하여 일단 멋진 풍경을 보면 감정이 솟구치고, 눈길 닿는 사물마다 절로 탄식이 흘러나온다. 다른 사람의 술잔을 빼앗아 자신의 쌓인 슬픔에 부어넣게 되고, 마음속의 울분을 하소연하거나 천고의 기박한 운명에 대해 한탄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쏟아져 나온 옥구슬 같은 어휘들은 은하수에 빛나며 회전하는 별들처럼 하늘에 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