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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산문] 글을 짓는 방법 3가지 / 심익운

글(文)을 짓는 방법은 대략 세 가지가 있다. 도(道)와 법(法)과 신(神)이다. 도(道)는 본체며, 신(神)은 작용이고, 법(法)은 그 틀(器)이다. 이것을 사람의 몸에 비유하자면, 도(道)는 그 사람됨의 근본이다. 법(法)은 눈·코·입·귀·몸 등등처럼 바꿀수 없는 것이며, 신(神, 정신)은 그 지각운동의 영민함(정신활동, 즉 생각하고 느끼고 반응하는 일체의 정신활동)이다. 그러므로 도(道)로써 그 학문의 근본을 세우고, 법(法)으로써 그 바탕을 바르게 하며, 신(神)으로써 깨달음을 오묘하게 하는 것이다. 도(道)는 항상 주(主, 주인, 근본)가 되고, 법(法)과 신(神)은 서로 번갈아 그 뒤를 따르기에, 그로부터 기(奇, 독특함, 즉 독창성 혹은 창의성을 뜻함)와 정(正, 누구가 다 아는 원칙으로서의..

[고전산문] 정정가(定情歌) 마음을 다스리는 노래

물결 하나 지나가면 물결 하나 또 생기더니바람 자는 고요한 밤에야 비로소 물결이 잠잠해지네.욕망의 세계(慾界), 강의 모래처럼 끊임없이 일렁이니그 속에서 완전히 사념을 없애기란 참으로 어렵구나.一波纔過一波生 夜靜無風浪始平 慾界河沙淘不盡 箇中難得十分淸 봄날의 누에, 한 가닥의 실을 쉴 새 없이 토해내는구나명주실을 그만 나오게 하려면 누에가 쉬어야만 하는데그대는 아는가, 내일이면 솥에 삶길 누에가명주실을 하염없이 토해내는 걸.春絲一縷不停抽 蠶到休時絲亦休 來日盤中烹却繭 絲生續續君知不 뱃속에 책이 만권 들어있어도정작 일 당해서는 제대로 하는 일이 없구나.고심고심 몇 글자를 골라 뽑아내려 해보아도잠시 가지고 있을 만할 뿐이라네.腹容萬卷本來麤 臨事還能濟事無 新向藏中揀箇字 只應存得忍須臾 -심익운(沈翼雲 1734∼17..

[고전산문] 선과 악, 크고 작은 것의 행불행

마포는 근처에 강이 있어 뱀과 벌레가 많다. 내가 밖에 나갔다가 집에 들어오니, 종(집에서 부리는 일군, 하인)이 큰 뱀 두 마리를 잡았다가 곧 놓아 주며, 작은 뱀 두 마리는 잡아서 죽이는 것을 보았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종은, "큰 뱀은 영(靈)이 있어서 죽일 수 없습니다. 죽이면 사람에게 앙갚음을 하지요. 하지만 작은 뱀은 죽이더라도 사람에게 앙갚음을 못합니다."라고 대답했다. 뱀은 사악한 짐승이다. 큰 뱀은 사악함도 큰 반면, 작은 뱀은 사악함이 작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큰 것은 사악함이 큰데도 죽임을 면하고 작은 것은 도리어 사악함이 작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구나! 이러한 일이 어찌 짐승에게만 해당되겠는가? 사람도 마찬가지다. 크게 사악한 자는 그 악이 크기 때문에 힘을 가지게 되고 이에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