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사람이 개만도 못한 점 / 성대중
Posted by 優拙堂
사람이 짐승만 못한 점이 많다. 짐승은 교미하는 데 때를 가리지만 사람은 때를 가리지 않는다. 짐승은 같은 무리가 죽은 걸 보면 슬퍼하지만 사람은 남을 죽이고도 통쾌히 여기는 자가 있고, 간혹 남의 화를 요행으로 여겨 그 지위를 빼앗기도 하니 짐승이라면 이런 짓을 하겠는가. 화가 되돌아오는 것은 당연하다. 개는 사람이 뒷간에 올라가는 것을 보면 곧바로 몰려들어 사람이 대변보기를 기다렸다가 재빠른 놈은 먼저 달려들고 약한 놈은 움츠린다. 화가 나면 서로 물어뜯고 즐거우면 서로 핥아 대기도 하는데 다투는 것은 오직 먹이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보고 누군들 추하게 여겨 비웃지 않겠는가. 그러나 사람이 밥그릇을 다투는 것도 개와 다를 바가 거의 없으니, 엄자릉(嚴子陵 엄광(嚴光))*이나 소 강절(邵康節)*이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