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고개를 숙이고 도적의 무리에 휩쓸릴 수는 없다
Posted by 優拙堂
선비가 성현의 말씀을 암송하고 성현의 행실을 몸소 실천하는 것은, 장차 마음에 품은 뜻을 소중하게 여겨 지키고, 덕(德)을 기르고 베풀기를 힘써 노력하려는 것이다. 지금 길을 같이하여 나아가고, 문을 같이하여 들어가며 뜰을 같이하여 달리는 자들은 백 명 천 명의 사람이 모두 도적들이다. 유독 나만 홀로 성현의 말씀을 암송하고 성현의 행실을 애써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듯하다. 그럴진대, 어찌 내가 세속의 부패한 권세와 불의한 권위에 고개를 숙일 것이며, 꽁무니를 쳐들어 두려워하고 전전긍긍하며 도적의 무리를 뒤쫓을 수 있겠는가? 참으로 이런 이치는 결코 없는 법이다. 내가 들으니, '청렴한 자는 갓과 의복이 바르지 않은 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내세우는 명분이 의리에 어그러지면 군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