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대나무를 사랑하는 까닭 / 성현

내가 어렸을 때 언젠가 설당(雪堂, 소식(蘇軾))의 시를 읽고서 그 말이 크게 사리에 맞지 않는 점에 대해서 괴이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사람이란 고기(肉)를 먹지 않으면 배가 부르지 않고, 배가 부르지 않으면 살이 찌지 않으며, 살이 찌지 않으면 기운이 점점 빠지고 지쳐서 결국에는 죽게 된다. 그럼에도 “밥 먹을 때 고기가 없는 것은 괜찮지만 거처하는 곳에 대나무가 없어서는 안 된다.〔可使食無肉, 不可居無竹.〕*”라고 하였으니, 이는 양생(養生, 몸과 마음을 편케 하고 이롭게 하여 건강하게 사는 일)의 추환(芻豢, 다양한 종류의 육류)*을 도리어 목전의 완상물(玩賞物, 구경하고 즐기며 감상하는 물건)보다도 못하다고 본 것이다. 어느덧 내가 나이 들어 세파를 많이 겪고 나서야 고인의 의론(견해)에 미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