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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산문]사람을 알되 얼굴은 알지만 마음은 알지 못한다 / 명심보감

스스로 믿는 자는 남도 또한 자기를 믿나니 오(吳)나라와 월(越)나라와 같은 적국 사이라도 형제와 같이 될 수 있고, 스스로를 의심하는 자는 남도 또한 자기를 의심하니 자기 외에는 모두 적국(敵國)이다. 사람을 의심하거든 쓰지 말고, 사람을 쓰거든 의심하지 마라. 《풍간》에 말하였다. “물 바닥의 고기와 하늘가 기러기는 높이 하늘에 뜬 것은 쏘아 잡고, 낮게 물속에 있는 것은 낚아 잡을 수 있거니와, 오직 사람의 마음은 지척간에 있음에도 이 지척간에 있는 마음은 헤아릴 수 없다.” 범을 그리되 껍데기는 그릴 수 있으나 뼈는 그리기 어렵고, 사람을 알되 얼굴은 알지만 마음은 알지 못한다. 얼굴을 맞대고 함께 이야기는 하지만, 마음은 천산(千山)을 격해 있다. 바다는 마르면 마침내 바닥을 볼 수 있으나, 사..

[고전산문] 입과 혀 / 명심보감

유회(劉會)가 말하였다.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말하지 아니함만 못하다.” 한 마디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천 마디 말이 쓸모 없다. 군평(君平)이 말하였다. “입과 혀는 재앙과 근심의 문(門)이요, 몸을 망치는 도끼이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은 따뜻하기 솜과 같고, 사람을 상하게 하는 말은 날카롭기가 가시 같아서, 한 마디 말이 사람을 이롭게 함은 소중한 것이 천금으로 값나가고, 한 마디 말이 사람을 속상하게 함은 아프기가 칼로 베는 것과 같다. 입은 바로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요 말은 바로 혀를 베는 칼이니, 입을 막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가는 곳마다 확고할 것이다. 사람을 만나거든 우선 말을 3할(三割, 1/3)만 하되 자기가 지니고 있는 한 조각 마음을 다 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