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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산문] 중도(中道)는 일을 합당하게 처리하는 것 / 기대승

(상략) 근래에는 대소의 일에 대해 말하는 자가 있으면 과격하다고 하면서 중도(中道)를 얻어야 한다고 합니다. 아랫사람들이 어찌 중도(中道)를 배우고 싶지 않겠습니까마는 ‘중(中)’ 자는 가장 알기 어렵습니다.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똑같이 대해 주는 것이 중도가 아니고 선을 드러내고 악을 막는 것이 바로 중도(中道)입니다.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모두 거두어 함께 기르려고 하면 이것은 자막(子莫)의 집중(執中)*입니다. 도에 귀중한 것은 중도(中道)이고 중도에 귀중한 것은 권도(權道)입니다. 한 자 되는 나무를 가지고 말한다면 다섯 치가 중(中)이 되지만, 하나는 가볍고 하나는 무거운 물건을 가지고 말한다면 물건에 알맞은 것이 중도가 됩니다. 모든 일을 과격하게(냉정하고 엄격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고전산문] 역사 인물의 평가 기준 / 기대승

대답하겠습니다. 천지 사이의 한 유생(儒生, 유학을 공부하는 선비)으로 만고의 일을 두루 살펴보매 한스럽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고인의 자취를 상상하고 전현(前賢, 옛 현인)의 뜻을 추구하여, 높은 난간에 기대고 경침(警枕, 공처럼 둥글게 깍아 만든 나무 베게 )*에서 잠을 깨는 회포를 한번 시원하게 펴 보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집사 선생께서 시장(試場, 시험장)에 책문(策問)을 내시되 특히 "고인(옛 사람)의 은현(隱見, 드러나지 않은 것과 드러난 것)과 지업(志業, 뜻을 세워 그것을 이루고자 한 일)의 서로 다른 점"을 들어서 물으셨습니다. 어리석은 소생은 청하건대 그 밝게 물어 주신 질문 가운데 이른바 ‘마음가짐과 일을 행한 자취(處心行事之跡)’ 의 뜻을 통해 말씀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