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와 짐승에게서 배운다 (雜說 三)
Posted by 優拙堂
거미이야기 거미는 공중에 그물을 쳐서 날것들이 걸리기를 기다리는데, 몸집이 작은 모기ㆍ파리로부터 몸집이 큰 매미ㆍ제비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 거미줄로 잡아서 배를 채운다. 한 번은 벌이 거미줄에 걸렸다. 그런데 거미가 그 벌을 급히 거미줄로 동이다가 갑자기 땅에 떨어져 배가 터져 죽었다. 벌침에 쏘인 것이다. 어떤 아이가 벌이 거미줄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을 보고 손으로 풀어 주려고 하는데 벌이 또 침을 쏘았다. 그러자 아이는 화가 나서 벌을 발로 밟아 뭉개 버렸다. 아, 거미는 날아다니는 온갖 것을 다 거미줄로 잡는 솜씨만 믿고 벌이 침을 쏠 수 있다는 생각은 못하였고, 벌은 침 쏘는 것만을 능사로 여겨 자신을 해치려는 사람과 구해 주려는 사람을 막론하고 만나는 족족 예외 없이 쏘는 바람에 구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