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악(惡)을 지극히 미워함 / 이익
Posted by 優拙堂
공자(孔子)가 “악(惡)을 미워하기를 항백(巷伯)과 같이 해야 한다.*” 했는데 이는 지극히 미워한다는 말이니 본받을 만하다. 무릇 누구든지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하지만 모름지기 지공무사(至公無私 지극히 공정하여 사사로움이 없음)하게 한 다음이라야 참으로 옳고 그름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항백)가 과연 참소를 만나 궁형(宮刑, 생식기를 제거당하는 신체 형벌)을 당한 사람이라면 혹 사사(개인적인 감정 혹은 원한)가 없지 않았을 것인데 군자(君子)가 무엇 때문에 이런 말을 취했을 것인가? 대개 시인(寺人, 임금 가까이서 일상의 수발을 드는 사람, 즉 환관, 내시)은 임금에게 친근한 때문에 무릇 위에서 받아들이는 것과 밑에서 하소연하는 것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 소인이 아첨하는 말로 하소연하여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