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탐욕과 포학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사이다

세상사람들은 산속에 파묻혀 글이나 읽는 사람을 보고 항상 나약하고 무능하다고 말한다. 또 책만 알고 물정은 모른다고 말한다. 글을 알고 나면 차마 하지 못하는 바*가 생기고, 하지 않는 바가 생긴다. 차마 하지 못하고 또 하지 않기 때문에 나약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나 또한 일찍이 글 읽는 자의 뒤를 따라다닌 적이 있는데, 매번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늘 병통으로 여겼으나 왜 그러는지는 알 수 없었다. 세상에서 강하고 유능하다고들 말하는 사람은 모두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이 없고, 할 수 없는 일을 행할 수 있는 자들이다. 세상에서 용감하다고들 말하는 사람은 의리에 용감한 자는 드물고 노여움과 욕망에 용감할 뿐이다. 술잔을 들고 담론을 세우다가도 한마디 말을 가지고 맞서다 갑자기 버럭 화를 내며 힘을 믿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