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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산문] 깨달으라고 권하기보다는 생각해보라고 권하는 것이 낫다

천하에 이른바 도술(道術, 도덕과 학술)이나 문장이란 것은 부지런함으로 말미암아 정밀해지고, 깨달음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지지 않음이 없다. 진실로 능히 깨닫기만 한다면 지난 날 하나를 듣고 하나도 알지 못하던 자가 열 가지 백 가지를 알 수 있다. 앞서 아득히 천리 만리 밖에 있던 것을 바로 곁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에는 어근버근 어렵기만 하던 것이 너무도 쉽게 여겨진다. 옛날에 천 권 만 권의 책 속에서 찾아 헤매던 것이 한 두 권만 보면 너끈하게 된다. 이전에 방법이 어떻고 요령이 어떻고 말하던 것이 이른바 방법이니 요령이니 하는 것이 없게 된다. 기왓장 자갈돌을 금덩이나 옥덩이처럼 써먹을 수 있고, 되나 말로 부(釜, 가마솥)나 종(鍾)이 되게 할 수도 있다.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고, 아무리 써..

[고전산문] 말로는 표현할 수도 깨우칠 수도 없는 것

명(明) 나라 이후로 문장을 한다는 사람들을 내가 대강 안다. ‘나는 선진(先秦)의 문장을 쓴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찬찬히 살펴보면 그렇지는 않고 입이 쓸 뿐이다. 또 ‘나는 사마천(司馬遷)의 문장을 쓴다.’고 자부하는 사람이 있는데, 찬찬히 살펴보면 그렇지는 않고 뜻만 높을 뿐이다. 또 ‘나는 한유(韓愈)의 문장을 쓴다.’는 사람도 있는데, 찬찬히 살펴보면 그렇지는 않고 억지로 우겨댈 뿐이다. 또 ‘나는 소식(蘇軾)의 문장을 쓴다.’는 사람도 있는데 찬찬히 살펴보면 그렇지는 않고 거칠 뿐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모두 저 옛사람들의 문장의 기가 성한 것[氣之盛]만 부러워한 나머지, 그와 같아지려고 일생의 힘을 모두 다 바치는 정도에 이르렀으나, 마침내 여기에 그치고 말았으니 그 어려움을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