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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설(過說 ): 허물과 과실은 남모르게 고치는 것

어떤 사람이 자기 허물을 뉘우치고 고칠 것을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선생에게 물으니, 선생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좋구나. 질문이여! 사람이 허물이 있지 않은 자가 드물고, 허물이 있더라도 그것을 아는 자가 매우 드물며, 또 허물을 알아서 후회하는 자가 더욱 드물고, 후회해서 고칠 것을 생각하는 자는 거의 없을 지경이다.그런데 그대는 보통 사람들과 같이 되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허물을 고쳐서 사람들이 거의 하지 않는 경지에 나아가는 것을 도모하니, 그대의 과실은 고칠 것을 기다릴 것도 없이 고쳐 졌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비록 그러하지만 그대는 오히려 삼가야 한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와 견해를 같이하지 않는 것을 싫어하고 다른 사람의 훌륭한 점을 이뤼주는 것을 싫어한다. 그대가 옛날..

의로운 개 (韓狗篇,)

막내 아우 서도에서 돌아와서는'한구문(韓狗文)' 한 편 글을 내게 보인다. 읽다간 두 번 세 번 감탄하노니 이런 일 세상엔 정말 드무네. 역사가는 기술을 중히 여기나 기려 찬송 하는 건 시인 몫이라, 두 가지 아름다움 갖춰야겠기, 내 마땅히 다시금 노래하려네. 이 개는 평안도 강서 산으로 주인인 한(韓)씨는 너무 가난해, 기르는 짐승이란 이 개 뿐인데, 날래고 영특하기 짝이 없었지. 주인을 잘 따르고 도둑 지킴은 개의 본성이거니 말할 게 없네. 사람으로 치자면 충효의 선비, 지혜와 용기를 두루 갖춘 격. 가난한 살림이라 하인도 없어 개 시켜 물건 사러 보내곤 했지. 보자기를 그 귀에 걸어놓고서 글씨와 돈 거기다 매달아 주면, 시장 사람 달려오는 개를 보고는 한씨집 개인줄을 으레이 알아, 글을 보고 살 물..

용렬한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도덕과 인문을 논할 수는 없다

온 나라 백성이 모두 나뉘어져 둘로 갈라졌다가 셋으로 나뉘었다가 넷으로 쪼개진 것이 이백여 년이나 지속되어 다시는 서로 합치지 못한다. 누가 사악하고 누가 정의로운지, 누가 역신이고 누가 충신인지 끝내 밝혀져 정론으로 매듭지을 수 없는 붕당은 오로지 우리나라만 그러하다. 고금 붕당의 역사에서 제일 크고 제일 오래가고 제일 밝혀 말하기 어려운 것이리라! (중략)무릇 천하의 사람들은 제각기 자신의 몸이 있으면 자신의 마음이 있다. 자기 자신에게 이롭게 하고자 남과 경쟁하기를 즐기고 남에게 양보하기를 부끄러워하는 것은 형세가 그럴 수밖에 없다. 옛 성인들이 이를 걱정하여 예법을 높여서 외형을 균등하게 만들고, 산을 밝혀서 근본을 동일하게 했다. 사람들로 하여금 난폭하고 쟁탈하려는 기운을 극복하여 화목하고 공정..

작문하는 비법

작문에 관한 일을 물으시면서 그 비법에 대해 알려 줄 것을 요구하는데, 제가 어떻게 대답을 하는 것이 마땅할까요? 조심스럽지만, "저는 그러한 요청의 말씀을 들을 수 없다"고 대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의 능력에 관해서는 형이 모두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형과 더불어 이 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과연 무엇을 얻었습니까? 이로써 얻지 못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 결국 어리석은 제가 형에게 말로 거만을 떤 셈입니다.솔직하게 말한다면 작문하는데 어찌 비법이 마땅히 있겠습니까? 많이 읽고 많이 지을 따름입니다. 대개 많이 읽고 많이 지어 보는 것은 옛날에 글을 지었던 자도 누구라도 다 그렇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글을 지어 보고자 하는 자도 그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어찌 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