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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묵당기(醉默堂記): 망령된 말을 경계하다

무릇 세상 사람들은 술에 취해 있어도 침묵하지 않고 깨어 있어도 침묵하지 않는다. 이렇듯 말 때문에 재앙에 빠지는 조짐을 경계할 줄 모르니, 근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진실로 취해있어도 입을 다물어 침묵하고 깨어 있어도 침묵하여 입을 다물어, 마치 병의 마개를 막듯이 하여 일상의 습관으로 삼으면 반드시 재앙의 조짐을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서 취해 있어도 침묵하지 않고 깨어나서도 침묵하지 않으면 재앙이 더불어 발생할 것이니 어찌 두렵지 않으리오. 만약에 취중에 침묵하지 못하고 술이 깬 다음에도 침묵하지 못한다면, 비록 몸이 재야에 은둔하더라도 도성(都城) 안에 거처하면서 말을 삼가지 않는 사람과 그 결과가 똑 같을 것이다. 이런 까닭에 구당(久堂) 박중구(朴仲久)가 임인년 여름에 네 번이나 ..

백이전의 해석 (伯夷傳解)

백이전은 아직 해석이 안 되는 부분이 많이 있으니 학사와 대부들이 병통으로 여긴다. 내가 여러 해석한 글을 베껴 그 의문을 풀어 보겠다. “순임금이 농촌에 처한 지 30년 만에 요임금이 천하를 양위하고 순임금이 우(禹)로 하여금 수십 년을 관장하게 하고 공효가 흥한 연후에 천하를 양위하였으니 그 전함이 이와 같이 어려운 것이다.” 논설하는 자들은 “요임금이 천하를 허유(許由)에게 양위하였으나 허유가 받지 아니하였고, 하나라의 때에 미쳐서는 변수(卞隨)와 무광(務光)이 있었다.”라고 하였다. 그 말에 정도의 차이가 크게 있어 흡족치 못하여서 태사공 사마천(司馬遷)이 의심하였으나 그 아버지 태사공 사마담(司馬談)이 기산에 올라 허유의 무덤을 보았다는 것 때문에 믿고는 그 아버지 태사공 사마담(司馬談)의 말을..

독수기(讀數記): 백이전을 11만번 읽다

【이것은 문집 속에 굳이 쓸 것이 아닌데 일부러 기록하였다. 나태한 후손으로 하여금 곳곳마다 보게 하여 선조께서 부지런히 배운 것을 알아 그 만의 한 가지 뜻이라도 계승토록 하고자 한 것이다.】 「백이전(伯夷傳)」은 1억1만3천 번(당시의 1억은 만의 열배, 즉 십만을 의미, 11만3천번)을 읽었고 「노자전(老子傳)」, 「분왕(分王)」, 「벽력금(霹靂琴)」, 「주책(周策)」, 「능허대기(凌虛臺記)」, 「의금장(衣錦章)」,「보망장(補亡章)」은 2만 번을 읽었다. 「제책(齊策)」, 「귀신장(鬼神章)」, 「목가산기(木假山記)」, 「제구양문(祭歐陽文)」, 「중용서(中庸序)」는 1만8천 번, 「송설존의서(送薛存義序)」, 「송원수재서(送元秀才序)」, 「백리해장(百里奚章)」은 1만5천번, 「획린해(獲麟解)」,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