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안다는 것은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지각이란 바탕이 되는 것이다((知,材也). 지각이란 것은 아는 것의 근거가 되지만 그 자체가 아는 것은 반드시 아니며 밝혀진 것과 같은 것(若明)이다.
생각이란 추구하는 것이다(慮,求也). 생각이란 것은 그의 지각으로서 추구하는 것이지만 반드시 앎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니며, 엿보는 것과 같은 것(若睨)이다.
앎이란 접촉에서 생기는 것이다(知,接也). 앎이란 것은 그의 지각으로서 사물을 대하여 그 모양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며, 본 것과 같은 것(若見)이다.
지혜란 밝은 것이다(智,明也). 지혜란 그의 지각으로써 사물을 분별하여 그가 아는 것을 뚜렷이 하는 것이며, 밝은 것과 같은 것(若明)이다.
앎은 들어서 얻어지는 게 있고 추리에 의하여 얻어지는 게 있고 친히 경험함으로써 얻어지는 게 있다. 안다는 데 있어서, 그것을 전하여 받는 것이 듣는 것이며, 모든 방면에 막힘이 없게 되는 것이 살펴보는 것이며, 몸소 보는 것이 친히 경험하 는 것이다. 말을 하는 근거가 이름이며,말하는 바가 실물이며,이름과 실물이 만나는 것이 합해지는 것이며, 뜻으로 행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안다는 것은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설명한다는 것은 언어로써 취사선택하는 것이다. 안다는 것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섞여있을 때, 그것을 물으면 이것은 아는 것이며 이것은 모르는 것이라고 말하고, 그것을 취사선택할 수 있다면, 이것은 둘 다 아는 것이다.
묵자가 말하기를 ‘반드시 표준을 세워야 한다.’라고 하였다. 말을 하면서도 표준이 없다면 마치 돌림대 위에 서서 동서를 헤아리려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 이로운지 해로운지를 분명히 분별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세 가지 표준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근본을 마련하는 것이 있어야 하고 근원을 따지는 것이 있어야 하고 실용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무엇에다 근본(뿌리)을 마련하는가? 위로는 옛날 성왕(聖王)들의 일에 근본을 둔다. 무엇에서 근원(근거)을 따지는가? 아래로는 백성들의 귀와 눈으로 듣고 본 사실에서 근원을 따져야 한다. 무엇에 실용을 하는가? 그것을 발휘하여 형법과 행정을 시행하고 국가와 백성과 인민의 이익에 부합하는가를 보는 것이다.이것이 이른바 세 가지 표준(三表)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묵자(墨子)(발췌)
▲번역글 출처: '묵자의 교육사상 연구'(김아연, 2011) ※참조: 『묵자』 (김학주역, 명문당, 2003.), 『'묵자'읽기』(박문현 저, 세창미디어 2014), 『묵자-신역』(권오석 저, 홍신문화사, 1994), 『묵자』 (기세춘 저, 바이북스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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