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의심이 의심을 키운다

어떤 사람이 도끼를 잃어버렸다. 그는 누군가 훔쳐갔다고 생각했다. 대뜸 이웃집 아들을 의심했다. 그래서 그 아이의 행동을 유심히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걸음걸이가 수상했다. 얼굴을 살폈다. 낌새가 달랐다. 평소와 달리 어색하다. 말하는 투도 역시 그러하다. 


아이의 행동거지나 태도가 뭔가 다르다. 이를 미루어 보아 이 아이가 도끼를 훔쳐간 도둑이 분명했다. 그래서 옆집아이가 도끼를 훔쳐갔다고 심증을 굳혔다.


그런데 며칠 후 뜻밖에도 잃어버렸던 도끼를 찾았다. 우연히 산길을 지나다가 수풀 사이에서 발견했다. 집에 돌아 온 다음 날. 다시 이웃집 아이의 행동을 관찰했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전날의 느낌 하고는 전혀 달랐다. 도끼를 훔쳐간 도둑으로 의심할만 것은 도무지 찾아지지 않았다. 


-열자(列子), 제8편 설부(說符) 31-


※참고: 글을 옮기면서 의도적으로 수식어를 배제하고, 가능한 한 단문(單文)으로 짧게 풀어 옮겨봤다. 그런데 교훈은 분명하게 알수 있지만, 글이 마치 바람든 무우를 씹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굳이 내 글취향 탓만은 아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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