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글을 쓰는 일 / 안씨가훈

심약(沈約)이 말했다. “문장은 마땅히 삼이(三易, 쉬운 것 세가지)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 첫째는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易見事), 둘째는 글자를 쉽게 알아볼 수 있어야 하며(易識字), 셋째는 낭독을 쉽게 할 수 있어야(易讀誦) 한다.”(※옮긴이 주: 독통(讀誦)은 그냥 단순한 읽기가 아니라, 소리내어 읽음으로써 외우는 것을 의미한다.) 글을 쓰는 일은 사람이 준마(駿馬)를 타는 것과 같아서, 준마가 비록 빼어난 기상이 있다 해도 재갈과 고삐로 제어해야지, 함부로 날뛰어 발자취를 어지럽히고 멋대로 구덩이에 빠지게 해서는 안 된다. 문장(文章)은 마땅히 이치를 핵심이 되는 심장이나 콩팥으로 삼고, 기운(氣韻, 문채에 담긴 기운과 정취)과 재주를 뼈와 근육으로 삼고, 내용을 이루는 소재를 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