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역사 인물의 평가 기준 / 기대승
Posted by 優拙堂
대답하겠습니다. 천지 사이의 한 유생(儒生, 유학을 공부하는 선비)으로 만고의 일을 두루 살펴보매 한스럽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고인의 자취를 상상하고 전현(前賢, 옛 현인)의 뜻을 추구하여, 높은 난간에 기대고 경침(警枕, 공처럼 둥글게 깍아 만든 나무 베게 )*에서 잠을 깨는 회포를 한번 시원하게 펴 보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집사 선생께서 시장(試場, 시험장)에 책문(策問)을 내시되 특히 "고인(옛 사람)의 은현(隱見, 드러나지 않은 것과 드러난 것)과 지업(志業, 뜻을 세워 그것을 이루고자 한 일)의 서로 다른 점"을 들어서 물으셨습니다. 어리석은 소생은 청하건대 그 밝게 물어 주신 질문 가운데 이른바 ‘마음가짐과 일을 행한 자취(處心行事之跡)’ 의 뜻을 통해 말씀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