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귀먹을 농(聾)’ 이란 글자에 담긴 뜻
Posted by 優拙堂
무릇 ‘농(聾, 귀먹을 농)’이란 한 글자를 사람들은 모두 병으로 여긴다. 그러나 나만은 홀로 아름답게 여기니 어째서인가? 귀가 먹으면 사람들에게 비록 선악과 시비가 있더라도, 나는 들은 게 없는 까닭에 다른 사람에게 말로 전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비록 장단과 득실이 있더라도, 들은 게 없는 까닭에 다른 사람에게 말로 전하지 않는다. 남의 악담과 패욕이 저절로 내 몸에 미치지 못하니, 내 몸은 이 때문에 저절로 편안해지고, 마음도 이 때문에 저절로 바르게 된다. 그래서 거처하는 곳마다, 이르는 곳마다 모두 합당하기 마련이니, 어찌 아름답지 않은가? 남에게 모욕을 당하는 일도 내 입으로 말미암아 당하는 것이요, 남에게 실패를 당하는 일도 내 혀로 인해 당하는 것이다. ‘농’이란 한 글자를 굳게 지키고 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