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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산문]적천리설(適千里說): 비르게 길을 찾아가는 방법

지금 대체로 천리 길을 가는 자는 반드시 먼저 그 경로(徑路)의 소재를 분변한 다음에야 발을 들어 걸어갈 뒷받침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막 문을 나섰을 때에 당해서는 진실로 갈팡질팡 어디로 갈 줄을 모르므로, 반드시 길을 아는 사람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그런데 마침 바르고 큰 길을 알려주고 또 굽은 길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세세히 가르쳐주는 사람을 만났을 경우, 그 사람이 정성스럽게 일러주기를, “그 굽은 길로 가면 반드시 가시밭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바른 길로 가면 반드시 목적지를 가게 될 것이다.”고 하리니, 그 사람의 말이야말로 성심을 다했다고 이를 수 있겠다. 그러나 의심이 많은 자는 머뭇거리며 과감히 믿지를 못하여 다시 딴 사람에게 물어보고 또 다시 딴 사람에게 묻곤 한다. 그러..

[고전산문]실사구시설(實事求是說): 사실에 의거하여 옳은 진리를 찾는다

《한서(漢書)》 하간헌왕전(河間獻王傳)에 이르기를, “사실에 의거하여 사물의 진리를 찾는다.[實事求是]” 하였는데, 이 말은 곧 학문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도리이다. 만일 사실에 의거하지 않고 다만 허술한 방도를 편리하게 여기거나, 그 진리를 찾지 않고 다만 선입견(先入見)을 위주로 한다면 성현(聖賢)의 도에 있어 배치(背馳)되지 않는 것이 없을 것이다. 한유(漢儒, 중국의 유학자)들은 경전(經傳)의 훈고(訓詁, 경서(經書)의 고증, 해석, 주해를 통틀어 이르는 말)에 대해서 모두 스승에게서 가르침을 받은 것이 있어 정실(精實, 구체적이고 실제적임)함을 극도로 갖추었고, 성도인의(性道仁義) 등의 일에 이르러서는 그때 사람들이 모두 다 알고 있어서 깊이 논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많이 추명(推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