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정정가(定情歌) 마음을 다스리는 노래
물결 하나 지나가면 물결 하나 또 생기더니
바람 자는 고요한 밤에야 비로소 물결이 잠잠해지네.
욕망의 세계(慾界), 강의 모래처럼 끊임없이 일렁이니
그 속에서 완전히 사념을 없애기란 참으로 어렵구나.
一波纔過一波生 夜靜無風浪始平 慾界河沙淘不盡 箇中難得十分淸
봄날의 누에, 한 가닥의 실을 쉴 새 없이 토해내는구나
명주실을 그만 나오게 하려면 누에가 쉬어야만 하는데
그대는 아는가, 내일이면 솥에 삶길 누에가
명주실을 하염없이 토해내는 걸.
春絲一縷不停抽 蠶到休時絲亦休 來日盤中烹却繭 絲生續續君知不
뱃속에 책이 만권 들어있어도
정작 일 당해서는 제대로 하는 일이 없구나.
고심고심 몇 글자를 골라 뽑아내려 해보아도
잠시 가지고 있을 만할 뿐이라네.
腹容萬卷本來麤 臨事還能濟事無 新向藏中揀箇字 只應存得忍須臾
-심익운(沈翼雲 1734∼1783) 漢詩, '마음을 다스리는 노래(定情歌)', 백일집(百一集)-
▲번역글 출처:『심익운의 詩文學 연구』(박경현, 이화여대 2 0 1 2)에서 표절하여 일부만 고쳐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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