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사물의 부림을 받지 않으려면 / 조귀명
Posted by 優拙堂
천하의 근심은 항상 사물(物)에서 그 만족을 채우고자 하는 데서 생긴다. 구차스럽게 그 족함을 사물에서 애써 구한다면, 만족스럽지 않을 때 눈은 그 때문에 두려워하게 되고, 마음은 그 때문에 허둥지둥하며, 정신은 그 때문에 쉬이 피로해지고 만다. 내 온몸이 외물의 부림을 당하는 까닭에 족(足) 함에 이르지 않는다면, 근심은 그치지 않기 마련이다. 또한 내가 접하는 세상 사물(物)은 무궁무진하다. 따라서 내가 그 족함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 또한 그와 더불어 무궁하다 하겠다. 하나에 만족하더라도 반드시 둘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몸 또한 둘에 부림을 당하여 족함을 구한다. 동쪽에 족한다 할지라도 반드시 서쪽에 족하지 않는다면, 몸 또한 서쪽에 부림을 당하여 족함을 구한다. 부귀영화와 명성(富貴榮名)과 찬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