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찬(自贊): 나를 돌아보니
생김새는 얄밉게 생겨 볼품이 없고, 말 마저 재미가 없어 찾아주는 이 조차 없구나.
바깥출입일랑 아예 하지도 않고, 거짓으로 겉을 꾸미는 가식일랑 애당초 배울 생각조차 안했으니
알아주는 이 마저 없구나
그저 하는 일 없이 마냥 먹고 입으려니 춥고 배고프기만 한데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겉과 속이 다른 덕(德)의 도적은 겨우 면한 일일세,
그것도 일찌기 성인의 가르침을 쫒아 애써 노력치 않았다면 꿈도 못꾸었을 일.
바라건대 부디 처음 받은 본성(本性) 잃지 않길 바랄 뿐이네.
-윤기(尹愭 1741~1826). '자찬(自贊)' , 『무명자집 문고 제6책/문(文)』
※참조: 원 제목은 '자찬(自贊, 스스로를 표현하다)'으로, 옛 문장의 한 형태인 부(賦)다. 원문은 모두 4단락의 운문(韻文)으로 구성되어 있다. 옛 글에 의하면, 부(賦)는 '어떤 사실에 대해 서술하면서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기법'이다. 운문은 일정한 규칙, 즉 운율에 맞춰 쓴 글을 말한다. 내용을 나름 의역해 옮기면서 자의적으로 제목을 풀어서 붙였다. 말이 나름 의역이지 번역은 고전번역원의 번역문(이규필역)을 거의 표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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