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진실됨으로 돌아간다고 하는 것
삼가고 지켜서 결코 잃지 않는 것
황하의 신이 말했다.“어째서 도가 귀하다고 하는 것입니까?” 북해의 신이 말했다. “도를 아는 사람은 반드시 이(理)에도 통달해 있고, 이에 통달한 사람은 사물의 변화에 대한 적응에 밝다. 사물의 변화에 대한 적응이 밝은 사람은 사물에 의해 자신이 해를 받는 일이 없다. 지극한 덕을 지닌 사람은 불도 뜨겁게 하지 못하며, 물도 그를 빠져죽게 하지 못하며, 추위와 더위도 그를 해칠 수가 없고, 새나 짐승들도 그를 상하게 할 수 없다. 그렇다고 그것들을 가볍게 여긴다는 말은 아니다. 편안함과 위험을 살피고 화와 복 어느 것에나 안주하여 자기의 거취를 신중히 함으로써 아무것도 그를 해칠 수가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르기를 자연을 그의 내부에 존재하게 하고, 인위적인 것은 밖으로 내보내어, 그의 덕이 자연에 있게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자연과 사람의 행위에 대해 알고 자연을 근본으로 삼는다면, 그의 올바른 위치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면 나아가고 물러나고 굽히고 뻗치고 자유자재로 되며, 도로 되돌아가 진리의 극치를 얘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황하의 신이 물었다. “무엇을 자연이라 하고, 무엇을 인위라 하는 것입니까?” 북해의 신이 말했다. “소나 말이 네 발을 가지고 있는 것을 자연이라 말하고, 말의 머리에 고삐를 매거나 소의 코를 뚫는 것을 인위라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인위로써 자연을 손상시키면 안되고, 의도적인 지혜로 천명을 손상시키면 안되고, 명성을 위해 자기의 덕을 희생시키지 말라'고 하였다.
삼가고 지켜서 결코 잃지 않는 것(謹守而勿失근수이물실), 이를 일러 진실됨으로 돌아간다고 하는 것(是謂反其眞 시위반기진)이라 한다."
-장자(莊子) 외편(外編),秋水篇(추수편)부분 발췌 -
▲원글출처: 인터넷 여기저기 (※개인적으로 원만한 이해를 위해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올라와 있는 여러 번역글들과 원문을 비교 참고하여, 부분적으로 맥락에 맞게 일부분을 다듬고, 약간 고쳤다. 맥락을 같이하는 전체 글이 꽤 길다. 물론 하백이 질문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각 단락을 끊어 읽어도 독자적인 주제가 가능하다. 옮기는 김에 그냥 맥락이 연결되는 부분 전체를 옮겼다.)
'동양고전 > 장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전산문] 삶을 보양하는 방법: 아이처럼 (0) | 2018.01.12 |
---|---|
[고전산문] 분수에 맞지 않는 일은 차마 하지 못한다 (0) | 2018.01.12 |
[고전산문] 만물은 하나같이 가지런하고 평등한 것 (0) | 2018.01.12 |
[고전산문]사물에는 귀하고 천한 것이 없다 (0) | 2018.01.12 |
[고전산문]세상 만물은 인간의 지혜로 그 크기와 량을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 (0) | 2018.01.12 |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