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삶을 보양하는 방법: 아이처럼
“삶을 보양하는 방법이란 위대한 도 하나를 지니는 것이며, 자기 본성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衛生之經 위생지경 能抱一乎 능포일호 能勿失乎 능물실호). 점치는 것에 의해 자기의 길흉을 판단하려 들지 않아야 하고, 자기 분수를 지킬 줄 알아야 하고(能止乎 능지호), 인위적인 행위를 그만둘 수 있어야 합니다(能已乎 능이호). 남에 대한 관심을 버리고 자기를 충실히 지닐 수 있어야 합니다(能舍諸人而求諸己乎 능사제인이구제기호). 행동은 자연스러워야 하고, 마음은 거리낌이 없어야 하고, 아이처럼 순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는 하루 종일 울어도 목이 쉬지 않는데, 그것은 자연과 지극히 조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루 종일 주먹을 쥐고 있어도 손이 저리지 않는데 그것은 자연의 덕과 일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 종일 보면서도 눈을 깜빡이지 않는데 밖의 물건에 대해 치우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길을 가도 가는 곳을 알지 못하고, 앉아 있어도 할 일을 알지 못합니다. 밖의 물건에 순응하고 자연의 물결에 자신을 맡깁니다. 이것이 삶을 보양하는 방법입니다.”
남영주가 말했다. “그렇다면 이것이 지극한 사람의 덕이라는 것입니까?” 노자가 말하기를,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어름이 풀려 물로 되돌아가는 것과 같은 상태를 얘기한 것이니 가능한 것인저 지인이란 사람들과 더불어 땅 위에 함께 어울려 살고, 자연을 함께 즐기는 사람입니다. 사람과 물건이나 이익과 피해 때문에 남과 다투지 않으며, 남들에 비해 괴상한 짓을 하지도 않고, 어떤 모의도 하지 않고, 어떤 일도 이루려 들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갔다가 아무 거리낌없이 돌아옵니다. 이것을 삶을 보양하는 방법이라고도 말합니다.”
남영주가 말하기를, “그러면 그것으로 극치에 이른 것이라 할 수 있습니까?” 노자가 말하기를, “아직 충분하지 못합니다. 내가 이미 당신에게 말하기를 아이와 같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아이란 움직이지만 자기가 하는 일을 알지 못하고, 걷지만 자기가 가는 곳을 알지 못합니다. 몸은 마른 나무의 가지와 같고, 마음은 식은 재와 같습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재난도 닥칠 수 없고, 행복도 찾아올 수 없습니다. 재난도 행복도 있지 않은데 어찌 사람의 재해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장자(잡편) 제23편 庚桑楚篇(경상초편) [2](원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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