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에도 내가 없고 내 뒤에도 내가 없다
Posted by 優拙堂
석록(石綠, 공작석, 녹색)으로 눈동자를 새겨 넣고 유금(乳金)으로 날개를 물들인 나비가 붉은 꽃받침에 앉아 펄럭펄럭 긴 수염을 나부끼고 있다. 영악한 날개깃을 드러나지 않게 엿보며 총명한 어린아이가 오랫동안 도모하다가 갑자기 때리고 문득 낚아챘지만 살아 있는 나비가 아니요 저 그림속의 나비였도다. 아무리 진짜에 가깝고 몹시 닮아 거의 같다고 해도 모두 제이(第二)의 위치에 자리할 뿐이네. 또한 진짜에 가깝고 몹시 닮아 거의 같은 것이 어디에서 기원(起源)하는지 살펴보라! 본바탕을 먼저 엿보아야 가짜로 인해 구속당하지 않으니 만 가지 종류의 온갖 사물은 이 나비의 비유를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병효(讚之一 植眞): 진짜를 심음》 인간의 큰 근심은 혼돈이 뚫린 태초부터 발생하여 꾸미고 수식함은 넘쳐나고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