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문설(好問說): 의심나면 묻는다
Posted by 優拙堂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것보다 더 나은 앎이란 없지만, 여기서 안다는 것은 이치에 국한한다. 사물의 명칭이나 수치와 같은 것은 반드시 묻기를 기다린 뒤에야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순(舜)임금은 묻기를 좋아했으며 공자는 예(禮)에 관해서 묻고 관직에 대해서 물었으니. 하물며 이보다 못한 사람에 있어서이랴! 내가 일찌기 《본초(本草)》를 읽은 후에 들판을 다니다가 부드럽고 살진 줄기와 잎을 가진 풀을 보고 그것을 캐고 싶어 시골 아낙네에게 물었다. 아낙네가, "이것은 '초오(草烏, 투구꽃)'라고 하는데 지독한 독이 있답니다"라고 하기에 깜짝 놀라 버리고 갔다. 본초를 읽기는 했지만 풀의 독에 거의 중독될 뻔하다가 물어서 겨우 면하게 된 것이니, 천하의 일을 자세히 따져 묻지 않고 망령되이 어찌 단정할 수 있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