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방법은 자기에게서 돌이켜 구하는 것일 뿐

맹자가 말했다. “학문의 방법은 다른 것이 없다. 자기에게서 돌이켜 구하는 것일 뿐이다.” 


오늘 한 마디를 읽으면 반드시 이와 같이 하고, 내일 한 사람을 보면 반드시 이처럼 한다. 또 이튿날 한 가지 일을 들으면 꼭 그렇게 한다. 읽은 책이 나날이 더 많아지고 세상에서 듣고 본 것이 날로 더욱 넓어지면 고금과 천하의 좋은 점이 모두 내게 갖추어져서, 고금과 천하의 악함은 터럭 하나도 남아있지 않게 될 것이다. 


옛날에 위기지학(爲己之學), 즉 '자기를 위한 학문'이라고 일컬었던 것은 이 방법을 따르는 것일 뿐이다. 성인이 거룩하게 된 까닭은 이것을 모았기 때문일 뿐이다. 군자는 배움에 있어 힘 쏟지 않는 곳이 없다. 하지만 반드시 중점을 두는 것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거두는 보람이 크다. 내가 중점을 두는 것은 자기에게서 돌이켜 구하는 것일 뿐이다. -「좌성(左省)」-


매번 옛 사람의 문집이나 다른 사람이 지은 시문을 읽다가, 이따금씩 격조에 아낄 만한 것이 있어 나와는 완전히 다른데도 마음으로 이를 아껴 마치 제 입에서 나온 것 같은 경우가 있다. 대개 그 체제는 비록 달라도 정취의 사이에 절로 서로 감응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문인들이 한 가지 법만을 굳게 지켜 자기와 다른 것을 배척함은 바로 정취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옛 사람의 아름다운 작품과 다른 이의 빼어난 구절을 읽어도 그 좋은 점을 깨닫지 못할 뿐 아니라, 마침내 그 아름다움을 취하여 자기의 것으로 만들지도 못한다. 이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깨달은 것이 다만 글이 이루어진 뒤에 겉으로 드러난 아름다움일 뿐, 글이 이루어지기 전에 생각을 얽어 이리저리 표현해 낸 경로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유컨대, 다른 이의 안내를 받아 이름난 누각과 기이한 경치를 구경하고 돌아와서 누각에서 바라본 강과 산, 아지랑이 낀 숲의 빼어난 경계나 경치 속에 있는 대와 나무, 바위의 기특함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살피지 않은 것이 없으면서, 문득 말미암아 간 길이나 어느 고을을 거쳤는지, 또는 어느 주막에서 자고 어느 고개를 넘었는지, 아니면 어떤 시내를 건너 이곳까지 이르렀는지는 한번도 묻지 않아, 훗날 안내자가 없이는 죽을 때까지 그 장소에 능히 이를 수 없는 것과 같다.


옛날에 이름난 작가나 이전 시기의 거장을 본받으려면 모름지기 먼저 그 사람이 글을 지을 때 마음이 말미암아 들어간 경로를 찾아 이를 훔쳐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바야흐로 잘 배웠다고 할 수 있다. 자기가 구하는 것이 반드시 모두 그 사람이 생각을 엮은 경로와 꼭 맞지는 않는다 해도 이처럼 노력하면 반드시 융합되어 묘리를 깨닫는 날이 있게 될 것이다.「수여난필속(睡餘瀾筆續)」


-홍길주(洪吉周, 1786∼1841)-


▲원글출처:『오직 독서뿐』 (정민 지음/ 김영사,2013)


"독서하는 방법을 물었더니, (퇴계)선생은 답하기를, “그저 익숙하도록 읽는 것뿐이다. 책을 읽는 사람이, 비록 글의 뜻은 알았더라도, 만약 익숙하지 못하면 읽자마자 곧 잊어버리게 되어, 마음에 간직할 수 없을 것이다. 반드시 배우고 난 뒤에 또 복습하여 익숙해질 공부를 더해야, 비로소 마음에 간직할 수 있으며, 또 흠씬 젖어 드는 맛도 있을 것이다.” 하였다. -김성일(퇴계집/언행록/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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