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소리가 같으면 서로 응한다

무릇 사람을 접대하는 데는 마땅히 온화하고 공경하기에 힘써야 한다. 나이가 나보다 배가 되면 아버지처럼 섬길 것이요, 10년이 위이면 형으로 모시고, 5년 위라도 조금은 공경해야 하고, 학문을 믿고 자신을 높이거나 기운을 으뜸으로 알고 남을 능멸해서는 안 된다.


벗을 선택하되 반드시 학문을 좋아하고 착한 것을 좋아하며, 바르고 엄숙하며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을 취하여, 그와 함께 있으면 규계(規戒, 바르게 경계함)를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여 나의 결함을 고치고, 만일 (벗으로) 취한 자가 게으르고 장난을 좋아하며 유약하여 말이나 잘 꾸미고 정직하지 못한 자라면 사귀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마을 사람으로 착한 자는 반드시 친근히 하여 서로의 사정을 알고 지내고, 고향 사람으로 착하지 못한 자도 나쁜 말로 그의 비루한 행위를 널리 퍼뜨리지 말고 그저 범범하게 대하고 서로 왕래하지 말아야 한다. 만일 전날 서로 알던 사람이라면 만날 때 안부나 묻고 다른 말은 주고받지 않는다면 자연 멀어지게 되어 원망하거나 성을 내지는 않게 된다.


소리가 같으면 서로 응하고, 기상이 같으면 서로 찾게 되니 내가 학문에 뜻을 두면 내가 학문을 하는 선비를 찾게 되고 학문하는 선비도 나를 찾을 것이다. 명색이 학문을 한다면서 집에 잡객이 들끓고 시끄럽게 시일을 보내는 자는, 반드시 그가 즐기는 것이 학문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중략)


대개 사람은 자기에게 이롭다면 반드시 남을 침해하기까지 하기 때문에 배우는 자는 먼저 이욕(利慾)을 버리고 나서야 인(仁)을 배울 수 있다.(이하생략)


- 이이(李珥, 1536~1584), 율곡선생전서 제27권/ 격몽요결(擊蒙要訣)/ 제9장 접인(接人) 중에서 부분-


▲원글출처: ⓒ 한국고전번역원 ┃ 권오돈 권태익 김용국 김익현 남만성 성낙훈 안병주 이동환 이식 이재호 이지형 하성재 (공역) ┃ 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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