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마음의 병과 마음의 장애물
욕심나는 대로 달리는 병은 고칠 수 있으나, 이치를 고집하는 병은 고치기 어렵다. 사물의 장애는 제거할 수 있으나 의리의 장애는 제거하기 어렵다. (채근담-160/ 송정희 역, 올재 2012)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병중에는 육체의 병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도 잇다. 그러한 병들의 양태와 종류도 가지가지다. 병을 앓아 본 사람은 육체와 마음이 겪는 고통이 어떤 것인지를 안다. 그런데 그 중에는 적절하고 좋은 약을 쓴다면 고칠 수 있는 병이 있는 반면, 백약이 무효인 병도 있기 마련이다. 괴로운 병을 앓더라도 그 원인을 알고 치료할 수 있는 약 혹은 처방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 회복의 희망으로 사람은 그 병의 고통을 능히 견뎌낼 수 있다. 하지만 그 원인을 알수 없어 고칠 수 없는 병만큼 사람을 절망시키는 것도 없다. 하물며 드러난 것이든 드러나지 않은 것이든 그게 병인줄 모르는 것은 더 말해 무엇하랴.
이치를 고집하는 병은 자기가 한번 옳다고 생각한 것에만 집착하는 독선과 편견으로 치우친 마음이라 하겠다. 이러한 병은 다른 사람의 어떠한 말도 귀에 들리지 않고, 또 용납마저 되지 않는 까닭이다. 그래서 이 병은 고치기어렵다고 옛 사람은 말한다.
또 사람이 살아가면서 일상적으로 겪을 수 있는 장애물과 난관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그 양상은 참으로 가지가지다. 장애와 난관을 겪지 않는 인생은 없다. 게다가 예고도 없이 찾아 온다. 그 괴로움이 어떤 것인지를 겪어 본 사람은 안다. 그런데 이 가운데는 스스로의 힘으로 제거하고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있는 반면에, 극복은 커녕 제거조차 어려운 것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사물로 인한 장애는 힘을 다한다면,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기 마음의 내부에 자리잡은 보이지 않는 장애물은 어찌할 방법이 없다.
의리의 장애물은 마음에서 생기는 것들로 이욕, 이기심, 탐욕, 나태함 등등 본능적인 욕구들이라 하겠다. 바른 것과 그른 것의 분별과 판단을 가로막는 마음 속의 장애물이다. 이것은 아니라는 것을 능히 알면서도 사람을 넘어지게 하는 괴로운 것들이다. 이에 옛 사람은 말한다. 이것이 한번 마음에 장애물로 자리잡으면 참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참조:(채근담(菜根譚/홍자성 저/ 송정희 역, 올재클래식스 2012)
"누구나 세상을 바꾸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자기 자신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는다."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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