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세가지 즐거움
일은 마음에 흡족하게 될 때 전환할 줄 알아야 하고, 말은 자기 뜻에 차게 될 때 머물러 둘 줄 알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허물과 후회가 자연히 적어지게 될 뿐만 아니라 그 속에 음미할 것이 무궁무진하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사람이 살아가면서 하루에 착한 말을 한 가지라도 듣거나 착한 행동을 한 가지라도 보거나 착한 일을 한 가지라도 행한다면, 그날이야말로 헛되게 살지 않았다고 할 것이다...해야 할 일이 있고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는 것, 이것은 세간법(世間法)이고, 할 일도 없고 해서는 안 될 일도 없는 것, 이것이 출세간법(出世間法)이다. 옳은 것이 있고 그른 것이 있는 것, 이것은 세간법이고, 옳은 것도 없고 옳지 않은 것도 없는 것, 이것은 출세간법이다
문을 닫고 마음에 맞는 책을 읽는 것, 문을 열고 마음에 맞는 손님을 맞이하는 것, 문을 나서서 마음에 맞는 경계를 찾아가는 것, 이 세 가지야말로 인간의 세 가지 즐거움이다.
군자는 사람들이 감당해내지 못한다고 모욕을 가하지 않고, 무식하다고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들지 않는다. 때문에 원망이 적은 것이다...너무 화려한 꽃은 향기가 부족하고 향기가 진한 꽃은 색깔이 화려하지가 않다. 이와 마찬가지로 부귀의 자태를 한껏 뽐내는 자들은 맑게 우러나오는 향기가 부족하고 그윽한 향기를 마음껏 내뿜는 자들은 쓸쓸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군자는 차라리 백세(百世)에 향기를 전할지언정 한 시대의 아리따운 모습으로 남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신흠(申欽, 1566∼1628), 상촌집(象村集)/상촌선생집 제37권 외집 7/ 야언(野言) 1 부분-
▲원글출처: ⓒ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현 (역) |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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