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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를 쫓아 마땅히 선을 행해야 할 때

어린애들 노래에 “도끼를 휘둘러 허공을 치는 것이 바늘을 가지고 눈동자를 겨누는 것만 같지 못하다.” 하였고, 또 속담에 “정승을 사귀려 말고 네 몸가짐부터 신중히 하라.” 하였으니, 그대는 아무쪼록 명심하시오. 차라리 약하면서도 굳센 편이 낫지 용감하면서도 뒤가 물러서는 아니 되오. 하물며 외세(外勢, 타인의 권세)*란 믿을 수 없는 것이 아니겠소. 힘으로써 남을 구제하는 것은 ‘협(俠)’이라 이르고, 재물로써 남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은 ‘고(顧)’라 합니다. 고(顧)를 갖추면 명사(名士)가 되거니와, 협(俠)을 갖추어도 이름이 드러나 후세에 전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협과 고를 겸하면 ‘의(義)’라 하나니,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어찌 진실로 대장부가 아니겠습니까? 무릇 예(禮)란 제멋대로 행함을 방..

참모습과 거리가 자꾸 멀어지는 까닭

옛날에 원민손(袁愍孫)이 부상시(傅常侍)의 청덕(淸德)을 칭송하면서, “그 문을 지날 때면 고요하여 사람이 없는 듯하다가, 막상 그 휘장을 걷고 보면 그 사람이 거기에 있다.”했는데, 나는 매양 눈 속을 걸어가서 쪽문을 열고 매화를 찾을 때면 문득 부상시의 청덕을 느낀다오.(☞석치에게 보낸 첫번째 편지 之一/ 역자주 참조) “군자의 도는 담박하면서도 싫증 나지 않고 간결하면서도 빛이 난다.”(君子道淡而不厭簡而文)했는데, 이 말은 바로 매화를 위한 칭송인 것 같소. 소자첨(蘇子瞻)이 도연명(陶淵明)의 시를 논하면서 “질박해 보이면서도 실은 화려하고, 여위어 보이면서도 본래는 기름지다.” 했는데, 이로써 매화에 빗대어 말하면 다시 더 평할 말이 없지요.(☞之二) 옛날에 이 학사(李學士) 어른을 모시고 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