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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산문] 헛된 비방을 그치게 하는 방법

나를 훼방하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돌이켜 자신을 살펴보아야 한다. 만일 내가 정말 훼방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한 적이 있었다면 스스로를 꾸짖어 허물을 고치기를 꺼리지 말고, 만일 나의 과실이 매우 적은데 그가 보태어 말했다면 그의 말이 지나쳤더라도 나에게 실로 훼방받을 근거가 있었으니, 역시 전날의 잘못을 철저하게 끊어 털끝만큼도 남기지 말아야 하고, 만일 나에게는 본래 허물이 없는데, 헛된 말을 지어낸 것이라면 그는 망녕된 사람일 뿐이니 망녕된 사람과 어찌 허실(虛實)을 따지겠는가. 그리고 헛된 비방은 바람이 귓가를 스치고 구름이 허공에 떠 있는 것과 같으니 나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이러고 보면 비방이 생겼을 때 내게 허물이 있으면 고치고 없으면 허물을 안 짓도록 더욱 힘쓸 것이니 나에게 유익하지 않..

[고전산문] 허물을 고치는 것에 대하여

허물을 부끄럽게 여겨서 아닌 것처럼 조작하지 말라. 《서경(書經)》 〈열명(說命)〉. 채씨(蔡氏)가 말하기를, “허물(過誤, 과오)은 우연히 생기는 것이지만, 그것을 허물이 아닌 것처럼 조작하는 것은 고의(故意)에서 나온다.” 하였다.자공(子貢)이 말하기를, “군자의 허물은 일식(日食)이나 월식(月食)과도 같아서, 허물이 있을 때는 사람들이 다 볼 수 있고, 고치면 사람들이 모두 우러러본다.” 하였다. 《논어》 아래도 이와 같다.면재 황씨(勉齋黃氏 황간(黃榦))가 말하기를, “허물이 있을 때는 명백하게 드러나서 덮거나 가리움이 없으므로 사람들이 다 볼 수 있으며, 허물을 고치고 나면 맑고 투명해져서 티나 흠(瑕疵)이 없으므로 사람들이 다 우러러본다.” 하였다. 자하(子夏)가 말하기를, “소인(小人)은 허..

[고전산문] 마음이 바른 것을 얻지 못하는 4가지 원인

몸에, 분(忿)하고 노여워하는(懥 성낼 치)바가 있으면 그 바른 것을 얻지 못하고,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바가 있으면 그 바른 것을 얻지 못하며,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바가 있으면 그 바른 것을 얻지 못하고, 근심하고 걱정하는 바가 있으면 그 바른 것을 얻지 못한다. 《대학》 전(傳) 7장. 아래도 이와 같다.정자(程子)가 말하기를, “‘몸에 있다고(身有)’ 할 때의 몸(身)은 마음(心)이 되어야 한다.” 하였다. ○ 주자(朱子)가 말하기를, “분치(忿懥)는 노(怒)한다는 것인데, 대개 이 네 가지《분치(忿懥) 분노, 공구(恐懼) 두려움, 호락(好樂)좋아하여 즐김, 우환(憂患) 근심걱정》는 모두 마음의 작용이므로, 사람에게 없을 수 없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마음에 지니고 있으면서 살피지 못한다면, 욕망이 ..

[고전산문] 소리가 같으면 서로 응한다

무릇 사람을 접대하는 데는 마땅히 온화하고 공경하기에 힘써야 한다. 나이가 나보다 배가 되면 아버지처럼 섬길 것이요, 10년이 위이면 형으로 모시고, 5년 위라도 조금은 공경해야 하고, 학문을 믿고 자신을 높이거나 기운을 으뜸으로 알고 남을 능멸해서는 안 된다. 벗을 선택하되 반드시 학문을 좋아하고 착한 것을 좋아하며, 바르고 엄숙하며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을 취하여, 그와 함께 있으면 규계(規戒, 바르게 경계함)를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여 나의 결함을 고치고, 만일 (벗으로) 취한 자가 게으르고 장난을 좋아하며 유약하여 말이나 잘 꾸미고 정직하지 못한 자라면 사귀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마을 사람으로 착한 자는 반드시 친근히 하여 서로의 사정을 알고 지내고, 고향 사람으로 착하지 못한 자도 나쁜 말로 그의 비..

[고전산문] 문장을 배운 적이 없다

(상략) 상(선조임금)께서 이이에게 이르기를, “일찍이 무슨 글을 읽었으며 제일 좋아하는 것은 무슨 글인가?” 하니, 대답하기를, “과거를 준비할 때에 읽은 것은 안 읽은 것이나 같습니다. 학문에 뜻을 두면서 《소학》부터 읽어 《대학》ㆍ《논어》ㆍ《맹자》에 이르렀는데, 아직 《중용》까지는 못 읽었습니다. 다 읽고서 다시 시작하여 반복하였으나 아직도 통달하여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육경(六經)까지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하였다.(옮긴이 주: 이 때가 1574년이니 율곡선생의 연세는 38세다. 선생의 행장에 의하면, 글을 배우기 시작한 나이가 8세였다. 그리고 23세에 퇴계선생과 교유하고 학문을 주고 받으면서, "거경(居敬)ㆍ궁리(窮理)와 《중용(中庸)》ㆍ《대학(大學)》의 집주(輯註)와 〈성학십도(聖學十圖)〉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