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剩餘)에 대하여
Posted by 優拙堂
‘잉여(剩餘)’라는 말은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베와 비단에 잉여가 없다면 옷을 만들 수 없고, 재목에 잉여가 없다면 집을 지을 수 없다. 하물며 솜씨 좋은 아녀자나 기술 좋은 장인이 잉여를 가지고 쓸모 있게 만들어 더욱 자신의 솜씨를 드러내는 경우에 있어서랴. 문장(文章)의 경우를 말한다면 이는 선비들에게 있어 잉여이다. 하지만 문장(文章)이 없으면 또한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렇다면 옛사람이 이른 바 “쓸모없는 것이 쓸모 있게 되는 것이 위대하도다.”라는 것이 어찌 이치를 통달한 말이 아니겠는가. 잉여옹(剩餘翁)*은 잉여라고 자호(自號)하여 쓸모없음을 자처하였으면서도 오히려 시 짓기를 좋아했으니, 이는 쓸모없는 늙은이가 또 쓸모없는 행동을 한 것이다. 그렇지만 인재를 잘 쓰는 신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