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로운 개 (韓狗篇,)
Posted by 優拙堂
막내 아우 서도에서 돌아와서는'한구문(韓狗文)' 한 편 글을 내게 보인다. 읽다간 두 번 세 번 감탄하노니 이런 일 세상엔 정말 드무네. 역사가는 기술을 중히 여기나 기려 찬송 하는 건 시인 몫이라, 두 가지 아름다움 갖춰야겠기, 내 마땅히 다시금 노래하려네. 이 개는 평안도 강서 산으로 주인인 한(韓)씨는 너무 가난해, 기르는 짐승이란 이 개 뿐인데, 날래고 영특하기 짝이 없었지. 주인을 잘 따르고 도둑 지킴은 개의 본성이거니 말할 게 없네. 사람으로 치자면 충효의 선비, 지혜와 용기를 두루 갖춘 격. 가난한 살림이라 하인도 없어 개 시켜 물건 사러 보내곤 했지. 보자기를 그 귀에 걸어놓고서 글씨와 돈 거기다 매달아 주면, 시장 사람 달려오는 개를 보고는 한씨집 개인줄을 으레이 알아, 글을 보고 살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