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가 되기로 맹세하다
Posted by 優拙堂
벙어리가 되기로 맹세하다〔誓瘖〕 무명자(無名子)는 세상의 모든 일에 대해 어두워 아는 지식이 없고 도모하는 일도 없으니, 천하에서 쓸모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억지로라도 말을 하면, 그 말을 반드시 실천할 수 없어 한갓 일에 방해가 되고 화합만 잃을 뿐이다. 그러므로 묻고 답하는 것과 나에게 절실하여 말을 하지 않아선 안 될 경우가 아니면 맹세코 다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아 치롱(癡聾, 어리석고 귀먹은 사람)의 본색을 잃지 않기를 바라노라. 또 혹 손님이 왔을 때, 인사를 주고받고는 곧 입을 닫고 가만히 있으면 내가 그를 무시한다고 여길 것이므로, 전혀 관계가 없는 쓸데없는 말을 뽑아서 주고받는 말을 대비하고, 그 밖에는 조용히 앉아 책을 보면서, 있으면 먹고 없으면 기한(飢寒, 배고픔과 추위)을 참을 뿐이..